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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이 무지개색으로 변하는 레인보우 유칼립투스의 비밀

by 아이린파파 2025. 5. 6.

무지개가 나무에서 피어난다?

숲길을 걷다 보면 초록빛 나무들 사이로 유독 눈에 띄는 나무가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누군가 나무에 형형색색의 페인트를 칠해놓은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가 보면 그 색이 자연스럽게 나무껍질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알게 됩니다.

 

이 신비로운 나무의 이름은 바로 레인보우 유칼립투스(Rainbow Eucalyptus). 학명은 Eucalyptus deglupta로, 오스트레일리아, 뉴기니, 인도네시아 등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유칼립투스의 한 종류입니다. 그런데 이 나무껍질이 어떻게 무지개색으로 변하는 걸까요?

 

오늘은 이 자연의 팔레트, 레인보우 유칼립투스의 비밀을 파헤쳐봅니다.

레인보우 유칼립투스는 어떤 나무일까?

레인보우 유칼립투스는 보통 60미터까지 자라는 거대한 상록수입니다. 특히 필리핀,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의 열대우림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최근에는 관상용으로 하와이나 플로리다 등지에도 심어지고 있습니다.

 

이 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그 화려한 나무껍질입니다. 연두, 초록, 파랑, 보라, 주황, 빨강 등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색들이 층층이 뒤섞여 있어, 보는 사람마다 감탄을 자아냅니다. SNS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죠.

무지개색 껍질의 과학적 원리

그렇다면 레인보우 유칼립투스의 나무껍질은 왜 이렇게 다채로운 색을 띠는 걸까요? 비밀은 바로 껍질이 벗겨지는 과정에 있습니다.

1. 껍질이 벗겨지면서 나타나는 색

레인보우 유칼립투스는 성장하면서 나무껍질이 얇은 층으로 벗겨집니다. 막 벗겨진 신선한 껍질은 연두색을 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파란색, 보라색, 주황색, 갈색 등으로 변합니다. 이 변화는 껍질이 공기와 햇빛에 노출되면서 산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2. 색의 층이 만들어내는 무지개

나무 전체가 한꺼번에 벗겨지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조금씩 벗겨지기 때문에 한 나무에서 여러 색이 동시에 보이게 됩니다. 마치 나무 자체가 살아 있는 캔버스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색이 덧입혀지는 셈이죠.

3. 자연의 방어 전략

이런 껍질 벗김은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유칼립투스는 껍질을 자주 벗어냄으로써 해충이나 곰팡이, 기생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합니다. 또한, 껍질이 벗겨지며 생긴 상처 부위에 새로운 색소가 생성되어, 자외선이나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레인보우 유칼립투스는 원산지인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외에도 관상용으로 하와이,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지에 심어져 있습니다. 특히 하와이 마우이섬의 ‘로드 투 하나(Road to Hana)’에서는 도로변에 늘어선 무지개 유칼립투스 군락을 쉽게 만날 수 있어,
많은 여행객들이 일부러 이 나무를 보기 위해 방문하곤 합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자연 상태로 자라는 곳은 없지만, 일부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 관상용으로 소규모 재배되고 있습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주의점

레인보우 유칼립투스는 빠른 성장 속도 때문에 종종 조림사업에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유칼립투스는 뿌리가 깊고 물을 많이 흡수하는 특성상, 지나치게 심을 경우 토양의 수분을 빼앗아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상용이나 조림용으로 심을 때는 반드시 지역 생태계와의 조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예술과 문화 속의 무지개 나무

이처럼 독특한 색감 덕분에 레인보우 유칼립투스는 예술가와 사진작가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는 소재입니다. 실제로 이 나무를 배경으로 한 회화, 사진, 심지어 패션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무지개색 나무라는 희귀성 때문에 ‘행운’이나 ‘희망’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자연이 만든 최고의 팔레트

레인보우 유칼립투스는 자연이 직접 그려낸 최고의 팔레트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공적인 색이 아닌, 오직 시간과 햇빛, 그리고 생명의 순환이 만들어낸 무지개색 껍질은 우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바꿔줍니다.

 

혹시 언젠가 이 나무를 직접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색이 변하는 과정을 천천히 관찰해보세요. 아마도 자연이 얼마나 섬세하고 창의적인 예술가인지, 새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